2016. 12. 2.
초록빛으로 포장된 폴리에틸렌 수지의 초코파이와 오예스는 낯설다.
새벽녁 출출해서 낮에 얻어 놓은 두 개의 초코빵을 먹는다.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고 낯선 맛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도 처음이라 힘들다.
워드프로세서에 익숙하다면 쉽게 해낼 법도 한데 다양한 툴이 어렵기만 하다.
친구는 퇴원한다고 했는데 재수술을 했다고 문자가 왔다.
별 이상없이 괜찮다고 했는데 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나이가 들면 몸의 약한 부분들이 하나씩 고장나기 시작한다.
부디 큰 문제는 아니었으면 한다.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운 때일지도 모른다.
비오는 어느 저녁날 오랜만에 만난 너와 몸이 조금 닿았을뿐이었다.
우리가 손을 잡는다거나 서로의 어깨를 친다거나 가벼운 포옹을 한다고 해서 어색한 사이는 아니다.
그러나 그날 조심스레 스며든 너의 부드러움이 밤새 나를 뒤척이게 했다.
너의 존재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무심코 닿은 촉감들이 되살아나 너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쓸데없이 찍은 사진을 다시 보내고는 사진이 좋다는 너의 동의를 구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풍경 속으로 너는 너의 애인과 걷고 싶다고 했다.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마음에서 욕심이 생기면 집착하게 된다.
이 집착하는 마음은 질투가 되고 쓸데없이 몸 안에서 응어리가 된다.
나의 행복과 아무 상관없는 너의 일상이 왜 애타게 아프게 되는 것일까?
너를 욕심부리면 안되는 것이다.
늘 내가 욕망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왜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정도는 있으면 되지 않은가 하고 답답해져 온다.
하늘을 날듯 삶의 의욕이 솟았다가
어느 순간 푹 꺼져버리는 내가 얄미운 새벽이다.
낯선 녹차맛이 입안에서 계속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