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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빛

바람과 햇살의 기억

by snoow 2018. 5. 15.



2018. 5. 15.


마음에서 비우려고 해도 그는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뻣뻣하고 당돌한 태도로 그를 대하지만 내 마음은 그를 향한다.

마음이 싱숭해서 오늘은 걸어야 했다.

아침에 먹었던 김밥도 점심때 먹었던 만두도 오후에 먹었던 떡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퇴근길에 서면에서 내려 지하상가의 옷들과 서점의 책들을 구경했지만 무엇인가 허전했다.

일요일과 어제보다는 조금 컨디션이 좋아졌다.

퇴근길에 챙길 것이 있어 체육실에 들렀더니 그는 운동을 한다고 했다.

자기관리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다.

정작 운동이 필요한 나는 골골대다가 느긋하게 돌아온 컨디션을 즐기기를 반복한다.

그에게 배울 점이 많지만 그의 태도를 따라가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하다.

좋은 에너지지만 과잉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그 과잉된 느낌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그의 눈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고 그의 검게 그을린 팔근육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그가 열심히 운동해서 유지하고 있는 그의 겉모습을 좋아한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나의 감정은 그의 태도, 말투보다는 그의 외모에 반해서라는 것밖에 되지를 않는다.

눈에 보이는 매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나는 그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다.

그가 나보다 멋진 여자를 만나면 질투가 날 것 같았다.

그의 마음도 모르면서 젊고 예쁜 여자를 만나려고 운동을 하나 싶어 괜히 싫어지기도 한다.

그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아플 것 같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뭐가 두려운걸까?

말 안해도 혼자고, 말해서 거절당해도 혼자인 것은 똑같은데...

쓸데없이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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