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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

절벽 위에 선 것처럼

by snoow 2018. 7. 3.


2018. 7. 3.


혼자 여행을 가기로 하고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기로 했다.

짐을 이고 지고 걷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짐서비스가 포함된 상품을 검색해보았다.

오래전부터 걷고 싶었던 길이었는데 예약을 하고 항공권 발권을 진행하는데 두려움이 밀려온다.

혼자 여행을 떠난 것은 아무것도 모를 때 프랑스로 떠난 것이었는데 이제는 두렵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길 위에 올라야 할 터인데 말이다.


태풍 삐라쁘룬의 영향으로 비와 바람이 심하다.

창 밖으로 윙윙거리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태풍이 지나가듯이 나의 두려움도 소멸되었으면 좋겠다.

몇 년 전에도 혼자 여행을 감행했다가 마음이 콩닥거렸는데 말이다.

이번에는 부디 잘 극복하고 무사히 출발하고 싶다.


아마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매일 몇 시간이라도 걷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한국사 시험에도 도전을 해보고, 그동안 읽지 못한 책들도 실컷 읽어야겠다.

여행의 전야제처럼 시향 공연에도 다녀와야겠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오고 있다.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부표처럼 맴도는 것 같다.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기자고 다짐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

상념처럼 외로움은 이 밤에 스며든다.

당신이 생각보다 형편없는 사람이거나 찌질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가는 마음을 멈추었으면 좋겠다.

태풍처럼 계속 빙글대며 바람과 비를 쏟아내겠지만 부디 멈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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