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31.
깻잎에 며칠 묵은 치킨을 쌈을 싸서 먹었다.
익숙하게 먹었던 깻잎이 참깨라고 생각했는데 들깨 잎이라고 한다.
아무런 의심없이 평생동안 믿어왔던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참깨가 들깨가 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시차의 영향인지 새벽 늦게 잠이 들었고 열 시나 되어서야 일어났다.
늦은 아침을 먹고는 아버지의 차를 타고 우체국에 들러 감자가 가득 든 택배를 부쳤다.
내일쯤이면 도착할 것이다.
아침에는 어머니가 깻잎과 고추를 따다가 봉지에 넣어주셨다.
팔 월에는 뜨거운 태양을 머금은 귀한 열매들을 몸 속에 골고루 간직해 주어야겠다.
부산으로 돌아와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팟타이를 먹었다.
오랜만에 지하상가를 돌아보다가 교보문고에 들러 책 제목을 훓어보다가 전리단길의 책방밭개에 들러 『슬픈 열대』를 살까 잠시 고민했다.
일주일만에 맡겨둔 선글라스를 찾았다.
안경테만 바뀌었을 뿐인데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고 둘째가 새로 산 선글라스와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부러진 안경테도 새 렌즈는 버려둔 채 전혀 새로운 선글라스가 생겼다.
마드리드에서 산티아고로 가는 비행기 시간을 바꿀려고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
취소나 변경이 되지 않는 표라고 했고, 표를 포기하고 새로 발권을 하려면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하였다.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그냥 택시를 탈까 하고 고민이 되기도 했다.
발권 비용보다는 택시 비용이 저렴할 것 같기도 하다.
일주일만에 시민공원까지 저녁산책을 다녀왔다.
내일부터 며칠동안 별빛버스킹이 있다고 하던데 시간 맞추어 가서 공연도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해가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
며칠 집을 비운 사이 창문과 창문 사이로 바람이 드나든다.
조금씩 더위를 뚫는 기운들이 느껴진다.
벌써 칠 월의 마지막 날이다.
칠 월의 용돈기입장을 정리하다 보니 의류구입비와 뷰티·미용비가 엄청났다.
치장하고 꾸미는 데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보다.
검소하게 라곰하게 단촐하게의 길이 이렇게 멀기만 한 지 모르겠다.
팔 월에는 소박하게 살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