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04.
한달여 채워지지 않는 허기짐에 그만하자고 외쳤다.
그는 나의 감정적이고 집착하는 모습이 싫다고 헤어지자고 했다.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대화를 나누는 그 평범한 데이트를 우리는 거의 하지 못했다.
친구나 지인 사이에서도 할 수 있는 그것 말이다.
나의 감정의 허기짐은 그가 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아서였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관계를 원했다.
그는 단지 나와 잠을 자고 싶어만 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말을 많이 하는 편인데도 나와 단둘이 있는 순간에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나의 안부를 묻거나 일상을 묻거나 다른 것을 궁금해하지 않았다.
내가 애써 여러 질문을 던지면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힘들고 피곤하다는 말만 했다.
그가 연애하자고 시작한 관계라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이어갔다.
한번은 정말 아닌것 같아서 헤어지자고 했다가 나에게 맞추겠다는 그의 말에 또 이어갔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 허기짐이 반복되었고 급기야 난 폭발하고 말았다.
나의 감정적인 대응과 집착이 그의 행동의 결과라 생각하지만 그런 행동이 싫으니 헤어지자는 것이다.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집착하는 것을 줄이려고 노력하겠으니 뭘 노력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으니 서로 안 맞는거고 헤어지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관계를 위해 노력할 의사가 없다는데 할 말이 없었다.
결혼할 생각이 없다가 결혼을 해야지 마음 먹고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보려한 관계였다.
과거의 수많은 관계의 상처들이 내 마음을 꽁꽁 닫았다가 이제 겨우 회복했는데 말이다.
시작부터 관계를 위해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을 만나 속상하다.
한달여 잘해보려고 애썼는데 노력의 성과도 없이 이별중이다.
만나는 동안에도 너무 힘들었고 이별의 순간도 너무 힘들다.
아마도 이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소중한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