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빛

만남 신청서

snoow 2018. 10. 1. 19:55

2018. 10. 1.
k를 만나기 위해 보수동 책방골목을 걷다가 바구니에 담긴 '만남을 신청합니다'라고 적힌 신청서를 얼핏 보았다.
자세히 항목을 살피지 않아 어떤 만남인지 알 수 없었으나 사람을 만나기 위한 것도 책을 만나기 위한 것도 되리라고 짐작해보았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k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의 내역을 적어 신청하면 만나게 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을 위한 만남이라면 결혼정보회사나 소개팅앱 등이 매칭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k는 배려심이 있는 괜찮은 사람이었으나 그 이상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
숙제같고 부담스러웠던 만남이 끝났다.
예의를 차린다고 최선을 다했으나 베필은 따로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필이 없다면 이 생은 이대로도 풍요로우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