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빛

그대가 부르네

snoow 2019. 3. 2. 20:47

2019. 3. 2.
간밤에 순대를 먹고는 12시가 넘어서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아침은 떡볶이와 남은 생크림카스테라를 먹으며 책편집 작업을 했다.
청소도 하기 귀찮고 씻기도 귀찮은 주말 아침이었다.

둘째가 가방을 미끼로 부르는 바람에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준비가 늦어졌는데 둘째는 배가 고팠던지 우리 동네로 왔다.
가방은 밝은 베이지였는데 봄에 들고 다니기에 좋아 보였다.
둘째와 진시장에 가서 가방에 붙일 액세서리를 샀다.
자유시장에도 들러 하얀 후리지아 꽃도 샀다.
한 단은 h에게 한 단은 s에게 한 단은 둘째에게 주고 두 단은 집에 꽂아 두기로 했다.

오후에는 h를 오랜만에 만나 삼계탕을 먹었다.
새학기를 앞두고 몸보신도 하고 따뜻한 국물도 먹고 싶었다.
배부르게 먹고는 쟁반땅콩의 공연이 있는 딥슬립커피로 향했다.
커다란 책상과 커다란 그림 커다란 모빌이 있는 공간이었다.
빠알갛고 따뜻한 오미자차를 마시며 공연을 기다렸다.

촉촉하고 봄같은 공연이었다.
풋풋한 시절은 다 가버려서 감성은 회복되지 않지만 여리디 여린 청춘은 누구나 건너온 길이다.
함께한 h도 저 깊은 곳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 모양이다.
공연이 끝나고 s에게 꽃을 전하고 나오는 길에 k를 만났다.
잘 지내고 있나 생각을 했는데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봄밤은 시작되었고 다가올 계절들을 잘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