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빛
보라색 모터사이클
snoow
2019. 6. 13. 21:56
차라리 지금이 좋다고 생각한다.
담배를 피우거나 소란을 피우는 이와 함께 사는 것보다는 혼자가 편하다.
흡연자와 소란자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보다는 내가 불편해지므로 피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의 자유가 나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이 싫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가정폭력의 사례를 들으면 내 형편이 괜찮을 수도 있다고 위안을 하게 된다.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여자가 살인을 당할 가능성은 길 위에서보다 가정에서 더 크다고 했다.
현명하게 살 확률을 높였는지도 모른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길 위의 인생》을 이제 겨우 읽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그녀의 이야기보다는 독자나 청자의 이야기가 발화되기를 더 원하는듯 하다.
누구나 아무나 모두의 이야기들이 들려지고 쓰여지고 말해지기를 원하는듯 했다.
게으르게 일기를 쉬고 싶었지만 쓰는 자아를 소환하고 싶었다.
그녀는 각자의 보라색 모터사이클을 찾아 타고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부추긴다.
나의 보라색 모터사이클을 두리번거리며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화장대로 썼던 책상을 책상으로 회복했다.
책상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곧 글도 쓰려고 한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는 이야기처럼 하루에 한 페이지씩 쓰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쓰는 것은 내가 읽은 것에 대한 보은과 같을 것이다.
읽기의 수혜를 받은 내가 누군가가 그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선물 하나를 남겨두는 것과 같다.
푸른 구슬과 같은 지구에서 내가 받은 환대만큼 돌려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