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삶
두더지와 여행자
snoow
2019. 6. 30. 21:45
새벽에 잠들었지만 그럭저럭 일어나 운동하고 아침을 먹었다.
엘리 님의 책에서 쉬워보이는 쪽을 골라서 따라 그려보았다.
사물을 관찰하고 단순화하는 것도 해봐야할 것 같고 내가 무엇인가를 새롭게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엉덩이를 붙이고 색칠을 하는 작업은 인내심을 요한다.
과일과 고구마로 아침을 먹었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배가 고팠다.
파르팔레를 넣어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몇년 전에 사둔 《스페인 소도시 여행》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몇몇 장소는 다녀온 곳이라 내가 경험한 것과 작가가 경험한 것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비가 오지 않아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된 음악 책 서점인 스트레오북스를 방문하려고 나섰다.
1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오픈 시간인 1시에 맞추어 갔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
골목길을 배회하다가 다시 1번 버스를 타고 출발하려는 찰나 인스타그램으로 2시에 오픈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을 안해서 신청할 수 없었던 북토크도 신청하고 책들도 구경하려고 했는데 헛걸음만 하고 돌아가니 헛헛했다.
위치는 알게되었으니 사전답사를 왔다고 생각해야겠다.
집으로 돌아와 북토크 신청을 위해 인스타그램에 재가입을 실행했다.
몇몇 책방과 공간들을 팔로잉하기 시작했는데 타임라인에 글들이 올라올 수록 울렁거려서 다시 탈퇴를 해버렸다.
북토크 신청은 꼭 가고 싶으면 전화를 해보는 것으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sns울렁증은 여전하니 블로그에 글쓰기 정도로만 온라인 세계에 연결되는 것도 좋다.
거의 모든 글이 공개되어 있어 sns와 별 차이가 없지만 어쩌다가 들러 정보를 찾지 못하고 가는 운이 없는 독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들과 간절히 연결되고 인정받고 싶다가도 자기치장을 위한 powder room이기도 하고 자기배설을 위한 bathroom이기도 한 이 곳은 투명한 유리로 만든 화장실인 셈이다.
여하간 화장실은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아니 청결을 유지하더라도 타인이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은 아닐 것이다.
타인이 화장을 하고 싶거나 배설을 하고 싶다면 잠시나마 유용할 수도 있다.
깨끗이 청소도 하는 화장실이라고 해두자.
어제는 별자리운세를 읽으며 왠지 희망에 넘쳤다.
짝사랑 연대기의 어느 주인공이 잠시 소환되어 보고 싶기도 했다.
보름달을 닮은 청년도 살풋 생각났다.
매튜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두근거리면서 확신이 들었다.
분홍과 핑크로 대변되는 미래는 상상만으로 얼굴에 미소 자국을 만들었다.
희망을 다시 느끼려고 별자리운세를 다시 찾아 읽는데 버섯요정이 들려준 이야기가 꽤 멋있더라.
올해의 절반도 재미나게 여행하면서 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