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빛

네네와 훌라

snoow 2019. 8. 8. 05:06

2019. 8. 7.
느지막하게 조식을 먹고 세고비아행 버스가 출발하는 몬끌로아역으로 출발했다.
출근시간을 피하려 늦게 출발했는데 배차시간은 길고 사람들은 많았다.
버스터미널에 10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아반사버스 창구에서 기다리는데 갑자기 창구직원들이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것이다.
알고보니 직원들의 쉬는 시간이었는데 15분 뒤인 10시 30분에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는 것이다.
세고비아-마드리드 왕복 티켓을 구입했는데 10시 45분에 출발하고 세고비아에서 4시 30분에 출발하는 것이었다.
세고비아행 버스에서 러시아에서 여행 온 알렉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세고비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구글맵을 참고로 세고비아 걷기에 나섰다.
로마수도교, 대성당, 알카사르까지 단숨에 걸어갔다.
알카스르의 후안 2세 전망탑에 올라가 대성당과 평원을 바라보니 시원한 느낌이었다.
알카스르의 앞모습도 궁금해서 성 둘레길을 걸었다.
산책로에서 주인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네네와 훌라를 만났는데 귀여웠다.
산책로를 걸으니 일년 전 까미노를 걷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 바퀴를 돌아 마요르 광장으로 돌아와 간단히 엠빠나다와 물을 마시며 오후 세 시를 맞이했다.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오랜만에 <네시이십분라디오>를 들으며 돌아왔다.
너무 많이 걸어서 레이나 소피아에 가는 것은 포기했다.
왕립 식물원 근처의 헌책 가게에서 에밀리 디킨슨 시집을 발견했는데 아마도 그 시집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네시이십분라디오> 때문이다.
지금도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를 듣고 있는데 김목인의 낭독은 그가 노래부르는것과 닮아서 조금 웃기다.
내일은 아침 비행기로 포르투로 가기에 얼른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