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너

잠들지 못하는 밤

snoow 2019. 10. 27. 04:19

2019. 10. 27.
모기 두 마리가 습격하는 바람에 새벽에 깨어버렸다.
전날 생크림카스테라에 함께 먹은 아메리카노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잠이 들지 않아 눈부신 스탠드를 덮을 천을 찾다가 리넨손수건을 하나 골랐다.
손수건을 판매하는 곳은 여러 수공품이 많았는데 빨간 귀걸이도 하나 샀다.

그리고 하염없이 그와 이별하는 날 무슨말을 해야하나 고민했다.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지기도 그렇고 관계에서 받은 사소한 상처들을 들추기도 싫다.
내가 받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었는데 사랑의 말들은 무수히 들었으나 사랑받은 적은 없고 그의 사소하고 작은 말들과 말투에 상처만 입고 마음에 못처럼 콕콕 박혀버렸을까?
그런 상처들이 곪아서 감정적으로 말한 것을 그는 꼬투리삼아 헤어지자고 했었다.
그에게 기대할 것이 없음에도 머뭇거리는 것은 다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일까?
같이 보고 싶은 영화도, 같이 가고 싶은 장소도, 같이 보고 싶은 공연도...
그에게 몇번은 하고 싶은 일을 제안 했다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할까봐 요구조차 하지 못했다.
이별에 조건을 걸고 싶기도 했지만 무슨 소용일까 싶어 포기하기로 했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그가 스스로 관계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도 답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에 대한 끌리는 마음마저 식었다면 마음을 내기란 더 힘들 것이다.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 그에게 살면서 갚으라고 했다.
그는 숙고하지도 않고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었다.
그렇게 간단히 물어서 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는 상대를 헤아리고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해 보인다.
그가 나의 말들을 잔소리라 생각하지 않고 요청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했다면 서운하거나 섭섭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말들에 귀기울였다면 나에게 어떻게 갚을지가 보일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