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몸에 안 좋은 음식이 당긴다.
집에 그냥 가기 싫어서 백화점으로 향하는 길에 햄버거 집을 만났다.
맛나게 버거를 먹고는 신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런 음식은 몸에 나쁘다고 심각하게 신호를 보내준다.
오월의 마지막날 나를 위해 선물을 하기로 했다.
짧은 반팔에 길이가 긴 에스닉한 원피스를 마련했다.
'날씬해졌네!'라고 암시를 해서인지 항상 마법에 걸려있는 매장 거울 탓인지 날씬해 보였다.
원피스를 입고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었다.
때로는 카미노를 다시 걷고 싶어 아웃도어 매장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이제부터는 가격이 비싸도 괜찮은 브랜드의 옷으로 사입어야지 싶다.
마음에 드는 것을 항상 입으며 기분 좋은 느낌을 만끽해도 좋을 것이다.
오늘 기분을 날씨로 표현한다면 대체로 맑음이다.
기쁨의 순간은 없었지만 슬픔의 순간도 없었고 대체로 평온하다.
평온함에 도움이 되는 초가 열 개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괜찮다.
모던하우스에 들러 다리미판을 사려다 포기했고, 베개커버를 사려다 또 포기했다.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미쏘에 들러 곤색 슬랙스를 마련했다.
어쩌다가 쇼핑데이가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춤추러 가는 길이다.
대체로 맑음이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