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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빛

고니의 춤

by snoow 2019. 10. 26.

2019. 10. 26.
몸이 아프고부터는 몸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만큼 공연을 즐기지는 않지만 중앙동을 지날 때 무심코 본 포스터가 나를 끌었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본 적조차 없다.
남자 백조의 춤은 의아하기도 하였거니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군무가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와 함께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그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어도 일로 바쁜 그가 느긋하게 백조의 춤에 빠지지는 못했을 것 같아 씁쓸했다.
아침에 눈뜨면 그가 자동적으로 생각나고 오늘처럼 공연을 보아도 그가 생각난다.
한동안 내 생각 속에서 그는 늘 살아 있을 것이다.

소년의 실패한 성장담이라고 해야할까?
소년에게 필요했던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사랑이다라고 말하면 과잉된 일반화일까?
Swank bar에서의 군무 안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소년이 바에서 쫓겨나와 홀로 추는 절망스런 춤이 참 아름다웠다.
백조들은 우아하기보다는 익살스러운 구석이 있어 흥미로웠다.
발레, 현대무용 등 모든 몸의 움직임들을 빚지며 아름다운 장면들이 펼쳐졌다.
무엇보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너무나 멋진 바탕이 되어주었다.

늘 회복할 수 있도록 나에게 음악과 춤에 대한 사랑이 있어 다행이다.
무엇보다 몸의 존재 이유에 대해 춤은 끊임없이 되새겨준다.
심장에서 출발하여 손끝에서 끝나는 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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