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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빛

길들여진 어린왕자

by snoow 2018. 10. 19.

2018. 10. 19.

s와 보수동 책방골목 나들이를 갈 때 짝이 되었다.
어린왕자가 그려진 계단을 오르고 내리면서 어린왕자, 별, 여우를 보았다.
벽화 아래쪽에는 <어린 왕자>의 구절들이 띠처럼 이어졌다.
s의 서툰 글읽기로 문장들을 들으면서 그는 이미 누군가에게 길들여진 왕자라고 생각했다.
그와 얼굴이 마주치면 해맑게 웃어준다.
그를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매순간 느낀다.
다만 기도하듯이 기회가 닿으면 그와 살고 싶다고 되내인다.

오후에는 회의가 있어 출장을 나섰다.
회의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회의장소 근처의 바닷가를 거닐었다.
오후의 햇살과 바람과 파도와 고등어 익는 냄새가 났다.
올해로 열 한번째를 맞는 축제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회의는 생각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회의에 참석한 젊고 잘생긴 청년에게 눈길이 갔다.
n의 말대로 외모지상주의자라 어쩔 수 없다.
정작 본인은 내세울만큼의 외모도 아니면서 말이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 뿐이다.

금요일 저녁에 혼자 덩그라니 집에 가는 것이 싫어 백화점에 왔다.
몸은 좋지 않아서 쉬어야 하는데 괜히 집에 가기 싫어서 이러고 있다.
유쾌한 사람과 유쾌한 대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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