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6. 16.
나의 첫 집에서 4년 4개월 정도 살았다.
이 집에서 너와 3년 9개월을 보냈다.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데이트는 보통 집에서였다.
내가 사는 집이자 함께 한 시간이 담겨있는 곳이다.
내 집이라기보다 우리 집이라 불러야 한다.
지난 시간 동안 거실 풍경도 조금씩 바뀌었다.
책상은 둘째에게 소파는 셋째에게 갔다.
거실탁자가 책상이 되었고 피아노가 왔다.
함께 한 시간들은 가고 나만 남았다.
너는 없지만 사물들은 나를 지켜주고 있다.
이별해서 다 잊을 필요는 없다.
네가 머문 공간과 시간을 품으며 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