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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빛

기다림의 포착

by snoow 2018. 5. 26.

2018. 5. 25.


난 여전히 그를 좋아한다.

그를 조금 이해해보자고 『물고기는 알고 있다』라는 책을 구입했다.

퇴근길에 만난 j의 작업실 옥상에 수다를 떨었고 자연과학과 관련된 책이 많은 북앤랩에 들러 산 것이다.

책을 골라도 그를 떠올린다.


레이몽 드파르동의 〈프랑스 다이어리〉의 첫 장면은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포토그래퍼의 기다림으로 시작한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기도 하다.

가장 아름다운 빛을 기다리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면서 그 아름다운 빛은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아무 고민없이 셔터를 가볍게 눌러 버리는 가벼움을 반성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지루할 정도로 기다리는 것이다.


오늘 〈하트시그널〉의 장미 씨는 '타이밍'을 언급했는데 사진도 사랑도 타이밍이 중요한가 보다.


나도 그와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위해서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지금은 주춤거리게 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뒷걸음치고 싶지는 않다.


그를 이미 깊이 사랑한다.

이 감정을 억지로 지우려고 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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