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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

무덤들 사이로

by snoow 2019. 4. 6.

2019. 4. 6.
눈뜨자마자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했다.
기차를 예약하고 빨래를 돌리고 머리도 감았다.
며칠 전 온라인으로 산 멜론은 쪼개어보니 더 상태가 안좋았다.
몇 조각만 먹기를 잘했다.
다 먹었다면 멀리 와서는 배탈이 나서 곤욕을 치를 뻔 했다.
아침으로 먹을 모찌모찌 치즈스틱도 샀다.

동해선을 타고 부전역에 내려 경주행 무궁화를 탔다.
옆에 앉으신 분은 영천에 계신 노모를 뵈러 가신다 했다.
감기가 심하게 걸린 노모를 위해 전복을 사서 전복죽을 쑤셨단다.
예전에 부산역에서 고향까지 비둘기호를 타고 간 것부터 그 분의 생을 잠시 엿들었다.
두 시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데 수다떨면서 오니 금방이다.

경주역에서 첫번째 목적지로 교리김밥으로 가기로 했다.
전에 지나기기만 하고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릉원돌담길을 지나는데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 탓에 벚꽃은 날리고 있었다.

김밥을 사서는 계림에서 한 줄을 먹었다.
내물왕릉을 보고는 월성에 올랐다.
벚꽃들이 비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장면이 예뻤다.
돗자리를 가져와 소풍을 즐기는 연인, 사진을 찍는 연인들 사이로 나도 사진을 찍어보았다.
오솔길을 따라 걷는데 민들레도 제비꽃도 어여뻤다.
내가 아는 꽃들 사이에 이름 모를 꽃도 있었는데 다음 꽃검색으로 찾아보았다.
참꽃마리라는 앙증맞은 꽃이었다.
꽃잎이 작아 점처럼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꽃잎이 참 앙증맞다.

월성에서 내려와 첨성대로 향했다.
유채꽃은 노랗고 튤립도 소담스레 피었다.
마지막 목적지는 황리단길이었다.
지나다가 어서어서에서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을 샀다.
고즈넉한 예전의 유적지에서 요즘의 뜨거운 거리로 나왔다.
최영화빵을 두 팩 샀는데 s네 부부와 둘째에게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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